유승단(兪升旦,1168,의종22~1232,고종19)
유승단(兪升旦,1168,의종22~1232,고종19)은 고려 중기의 문신이다. 초명은 원순(元淳)이고 본관은 인동(仁同)이다. 명종 때 태자의 요속(僚屬)이 되었다가 문과에 급제하여 시학(侍學)을 지냈다. 희종 때 남경(南京)사록, 참군을 거쳐 고종 때 수궁서승(守宮署丞)이 되고 어린 왕의 사부가 되었다. 1223년(고종10)에 예부시랑, 우간의대부를 역임하고 1227년(고종14)에 수찬관으로 <명종실록> 편찬에 참여했다. 이듬해 추밀원부사, 우산기상시를 지내고, 1232년(고종19)에 참지정사가 되어 최우(崔瑀)가 몽고의 침입에 저항하고자 강화에 천도하려는 것을 반대했다. 경사(經史)와 불경에 밝았고 박람강기하며 문장에 능했다.
덕풍현 공관에 쓰다[書德豐縣公館]
유승단(兪升旦)
가는 말을 잠시도 멈추지 못하노니 / 頃刻征鞍不暫停
왕명을 받아 행정이 엄한 때문 / 自緣王命有嚴程
한밤중 등잔밑에 머리 붙들고 일어나고 / 侵宵燈火扶頭起
온종일 먼지가 눈에 티를 들였네 / 盡日風塵眯眼行
가는 곳마다 민가는 모두 퇴락했는데 / 到處民廬皆剝落
이따금 사원만이 지나치게 풍성하더군 / 有時僧院過豐盈
요즘 쌓인 폐단을 다 없앴다지만 / 邇來積弊俱爬去
아직도 남은 건 탑묘를 자꾸 경영하는 일 / 一叚唯餘塔廟營
지나는 고을마다 대개 집이 쓰러지고, 울타리가 뚫어졌는데, 이따금 우뚝 솟은 큰 집은 모두 중의 거처라, 감개롭지 않을 수 없기로 시가 그것에 미쳤노라.
보령현에서 자며[宿保寧縣]
유승단(兪升旦)
낮에 해풍 골을 떠나서 / 晝發海豐郡
밤에야 보령에 왔네 / 侵宵到保寧
바람이 부니 대[竹] 소리가 잠을 깨우고 / 竹鳴風警寢
구름이 울어 비가 갈 길을 막는구나 / 雲泣雨留行
저녁 안개에 머리가 몹시 무겁더니 / 暮靄頭還重
아침 해 뜨니 몸이 잠깐 가벼워지네 / 朝暾骨乍輕
이제야 알았노니, 늙고 병든 몸은 / 始知身老病
날 갤지, 날 흐릴지를 점치듯 하는 것을 / 唯解卜陰晴
혈구사(穴口寺)
유승단(兪升旦)
열흘 길이나 줄었고 / 地縮兼旬路
하늘이 나직히 한 자[尺] 이웃인 듯 / 天低近尺隣
비오는 밤에도 달을 그냥 보겠고 / 雨宵猶見月
바람 부는 낮에도 먼지를 안 밟네 / 風晝不躋塵
초하루ㆍ그믐은 조수로 책력 삼고 / 晦朔潮爲曆
더위와 추위는 풀이 철을 표시하네 / 寒暄草記辰
세상을 보니 전벌뿐 / 干戈看世事
구름에 누워있는 사람 몹시도 부러워라 / 堪羨臥雲人
'상가리(가동)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유숙 가야사(伽倻寺) 주지(住持) 노스님의 시 (0) | 2016.01.15 |
---|---|
유숙의 벽란도(碧瀾渡) (0) | 2016.01.01 |
12월 4일 백제의 미소 길에서 (0) | 2015.12.04 |
[스크랩] 류숙 (0) | 2015.11.05 |
[스크랩] 가야산에서 희망과 미래를 그려본다. (0) | 2015.10.21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