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 들어 두 번째 폭설이지만 제대로 맛보는 가야산에 아름다운 설경을 선물했습니다.
12월4일 백제의 미소길 상가리에서 으름재 대문동까지 걸어보며 설경을 담아보았습니다.
백제유민들이 망국의 설움 안고 당나라로 끌려갈 때 걷던 길이며, 당나라 유학을 떠나던 원효가 이 길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진다.
상가리와 강당골은 1894년 충청 서부지역 동학군의 은거지도했으며 상가리미륵불공원에서 강당골까지 6km 구간을 느릿느릿 힘들이지 않고 산책할 수 있다.
가동에 모신 부친 남연군을 뵙고 절치부심 이하응(흥선대원군)이 한양을 가기 위해 걷던 길이기도 하다.
절집이 가득하던 18세기 이전까지 내포지역을 하나의 문화권으로 묶어낸 놀라웠던 역량이 가야산에 숨겨져 있습니다.
미륵불공원에서 퉁퉁고개 백암사지(서산마애삼존불) 왕복 3~4시간 사색하며 천천히 걷기 좋은 코스로 추천합니다.
운양(雲養)김윤식(헌종1년 1835∼1922)은 면양행견일기(沔陽行遣日記)중 1893~4년 운양이 면천으로 유배되어 생활하며 가야산과 상가리(가야동)지역을 여행하며 가야산 일원의 역사와 동학 등 많은 기록을 남긴다.
가야동으로 가는 도중에〔伽倻洞途中〕
온종일 자욱한 운무 속 걷고 또 걷는데 / 盡日行行杳靄中
등 넝쿨과 고목이 낮에도 어두컴컴하네 / 蒼藤古木晝冥濛
석양빛 뉘엿뉘엿 뭇 봉우리에 모이고 / 斜陽翳翳群峯合
바람 소리 맑디맑아 일만 골짝 울리네 / 虛籟泠泠萬壑空
궁벽한 용릉에 길한 기운 머무는데 / 地闢舂陵逗佳氣
가야산에는 남연군(南延君)의 묘소가 있다 / 伽倻山有南延君墓所
사람들 기수에서 돌아오며 춘풍을 생각하네 / 人歸沂水想春風
이 동네에는 병계(屛溪) 석문고택유허가 있다/(石門故宅遺墟)
예전에 노닌 일 아득해 전생의 일인 듯 / 前遊渺若隔生事
사십 년 만에 백발노인이 되어 왔네 / 四十年來頭白翁
내 나이 17세에 일찍이 이 동네에 들른 적이 있다/ 余年十七曾過此洞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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